읽으면서 가슴이 많이 먹먹했습니다.
50대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 독립하지 못했고, 결혼 기회도 놓쳤고, 지금은 일은 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고… 거기에 외로움과 불안, 심지어 안좋은 충동까지 말씀하실 정도라면 그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지쳐 있는지 충분히 느껴졌습니다. “나만 이렇게 사는 건가?” 하는 자책이 깊으실 것 같아요.
그런데요,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저 역시 상담 사례나 글을 통해 수없이 접했습니다. 발달장애나 지적장애가 있는 분들, 혹은 사회 적응이 어려운 분들이 나는 왜 아직 이 모양일까라며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건 본인 잘못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제도, 그리고 주변 환경이 함께 만들어 낸 현실이에요.
1.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호작업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낮은 임금을 받는 분들,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결혼이 늦어지거나 결국 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특히 발달·지적장애인의 경우 결혼보다는 혼자 또는 가족과 사는 삶이 일반적인 현실이기도 합니다.
나이 들수록 외로움과 무력감이 커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많은 40·50대 미혼 남성들이 겪는 문제예요.
즉,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2. 결혼이 전부는 아닙니다
사회는 ‘결혼해야 한다’, ‘자녀를 둬야 한다’는 기준을 여전히 강하게 요구하지만, 요즘은 결혼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취미 생활(동호회, 모임, 소모임)
자원봉사(도움 주는 경험이 자신감이 됩니다)
장애인 자조모임(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서로 공감)
이런 것들이 삶의 질을 크게 높여줍니다. 연애와 결혼만이 삶의 의미는 아니다라는 걸 조금씩 체험을 통해 느껴가시면 좋겠습니다.
3. 마음 건강이 우선입니다
충동, 극심한 우울감, 불면증까지 겪으셨다니 혼자 감당하기엔 위험합니다.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에 가면 무료 상담과 치료 연계가 가능합니다.
우울증은 약물과 상담치료로 호전이 잘 되는 병이니,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도움을 받아보세요.
위기 순간에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이나 24시간 위기상담 1577-0199도 있습니다.
4. 남은 인생도 의미 있게 살 수 있습니다
50대면 앞으로도 최소 20~30년은 더 살아갈 수 있어요. 이 시간을 그냥 외로움 속에서 보낼 수도 있고,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만화나 사진 모으기가 지금은 시들해졌을 수 있어도, 조금만 관점을 바꾸면 여전히 좋은 취미가 될 수 있어요. ‘내가 즐거우면 된다’는 기준으로 보세요. 부끄러워할 이유 없습니다.
지금 하시는 일(배달 보조, 청소 등)이 힘들어도,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잊지 마세요.
✅ 정리하면
지금 상황이 결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혼이 인생의 필수는 아니다. 대신 ‘나답게 사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우울감과 충동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작은 취미, 모임, 봉사에서 다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버텨온 것만으로도 이미 잘해오신 겁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남들 기준 말고, 내 기준으로 의미 있게 채워가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