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라는 병명 때문에 우울증 환자들은 항상 우울하고 웃지않고......하는걸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우울증이라는건 '항상 늘상 계속 우울하고 울기만하고' 하는 병이 아닙니다. 지금 님이 설명하신 증상이랑 비슷한게 우울증이에요.
일상생활에서 남들이랑은 아무생각없이 하하호호 평상시랑 똑같이 즐겁고 행복한데 어느 순간 갑자기 우울감이 확 몰려오고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재미없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게임이나 영화시청이나 뭔가 취미생활을 하기는 하는데 이게 재미있고 즐거워서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시간때우기로 아무 생각없이 하는 행동이고....그러다보니 '아, 아무것도 재미없고 힘들고 어려운 일들 투성인데 그걸 할 의욕이나 의지도 없고......이 세상, 인생 아무 의미 없는것 같은데 죽는게 낫지 않을까?' 같은 생각까지 하게되고.....그런게 우울증이에요.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의 주변사람들을 인터뷰 해보면 '그 사람이 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헤어졌는데....평소엔 아무렇지도 않았다'라는 말들이 나오는거에요. 평상시에는 나도, 남도 아무런 차이를 못느낍니다. 근데 혼자있거나 하게되면 갑자기 우울감이 휘몰아치는거지....
물론 증상이 비슷하다고 무조건 우울증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순히 게을러서(?) 그냥 일이고 공부고 미루고 하기 싫어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경우에도 '할 일이 있는데 미루고 안하니 스트레스를 받을'수 있고,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슷한 결론에 이를 수도 있죠.
혹은 일이나 공부에 너무 열중하고 그것만 하다보니 번아웃이 와서 '아, 다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에 의욕이 사라질 수도 있고.....
우울증의 주요 증상 중에 수면장애나 섭식장애가 있습니다. 수면이 평상시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나거나 혹은 반대로 엄청나게 줄어들거나....음식을 평상시보다 엄청 많이 먹거나 혹은 반대로 엄청 적게 먹거나...하는 식으로 사람마다 다른 증상을 보이지만 암튼 평상시와 다른 방식으로 증상이 나타나는거죠.
그리고...'힘들고 어려움'에 '자격'따위는 없습니다. 남이 암 걸려서 당장 오늘 내일 할 정도로 고통에 시달리건 말건 내 손톱에 박힌 가시가 나에게는 더 아픈거에요. 남의 고통에 공감해주고 응원해주는건 좋은 일이지만, 남의 고통과 나의 고통을 비교하면서 '저 사람보다는 내가 덜 아프니 나는 아플 자격이 없어'라고 할 이유는 없다는거죠....남들의 고통이야 어찌됐건 나의 고통이 '나'라는 존재에게는 가장 아픈겁니다.
암튼, 정확한건 병원에서 한 번 진단을 받아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하세요. 남들 눈치보거나 남들과 비교하거나 할 필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