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아빠랑 이혼했고 저는 아빠랑 사는데 할머니집 가기 싫다는 이유로 어제 아빠랑 싸우고

윤수영 변호사 입니다.

질문자님께서는 부모님이 이미 이혼하신 상황으로 보이며, 그 과정에서 본인의 의사와 권리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리고 현재 또는 향후 양육환경과 면접교섭, 양육비, 안전 문제 등에 대해 법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실 것이라 이해합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불안하실 텐데, 법은 질문자님 편에 서서 최소한의 안정과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니, 차분히 필요한 절차를 밟아가면 됩니다.

질문자님이 미성년자라면, 이혼 시 정해진 친권자 또는 양육자 결정이 현재 복리에 더 이상 맞지 않을 때 가정법원에 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37조, 제909조에 따라 양육자나 친권자의 변경은 “자녀의 복리”가 핵심 기준이며, 가정법원은 질문자님의 나이와 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특히 만 13세 이상이면 재판부가 질문자님의 진술을 직접 듣는 것이 통상적이며, 서면의견서 제출도 실무상 반영됩니다. 현재 양육 환경이 불안정하거나 학업, 건강, 정서에 악영향이 있음을 구체적 자료로 제시하면 인용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학교 생활기록부의 장기간 결석이나 성적 급격한 하락, 심리상담 기록, 의료기록, 사진이나 문자 등 객관 자료를 준비해 심판청구서와 함께 관할 가정법원에 제출하시면 됩니다.

면접교섭과 관련해, 비양육 부모의 면접이 약속과 다르게 지나치게 제한되거나 반대로 강요와 압박, 폭언이 동반된다면 가정법원에 면접교섭 변경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면접이 이행되지 않으면 이행명령 및 간접강제 결정을 받아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고, 위험이 수반되는 면접은 장소와 방식, 시간대에 제한을 두거나 전문가 동석, 면접교섭 일시 정지 같은 보호적인 조건을 붙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안전한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면 상담·치료 병행을 조건으로 점진적 확대를 제안하는 방식도 재판 실무에서 받아들여집니다.

양육비 문제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산정표를 기준으로 재산·소득자료를 제출받아 재산명시, 담보제공명령, 직접지급명령, 압류, 감치 등 강력한 집행 수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결정이 있는데도 미지급이라면 집행문 부여 후 급여, 예금 압류 등 강제집행을 진행하시고, 결정이 없으면 우선 가정법원에 양육비 심판을 청구해 확정해야 합니다. 양육비 산정표는 자녀 수와 연령, 부모 합산 소득으로 빠르게 산출되므로, 최근 1년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 건강보험자격득실·납부확인서를 확보해 제출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가 개입되어 있다면, 즉시 임시조치와 보호명령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가정폭력처벌법 및 아동복지법에 따라 접근금지, 격리, 임시보호, 전자장치 부착까지 단계적 보호가 가능합니다. 면접교섭 역시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정지 또는 보호시설 동행 조건으로 제한할 수 있으며, 임시보호명령은 신속신청이 핵심이라 사건기록과 함께 진단서, 사진, 메시지 캡처 등 증거를 정리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질문자님에게 법정대리인과 이해상충이 생기는 국면에서는 특별대리인 선임을 가정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친권자와의 분쟁에서 질문자님의 소송수행이 필요하지만 친권자 결정에 따라 권리행사가 제약될 때, 특별대리인을 세워 의견 제출과 증거 수집, 심문기일 출석을 지원받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만 15세 이상이면 독자적으로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조사관 면담에서 구체적 사정을 진술해 재판부 판단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절차적으로는 관할은 질문자님 주소지 가정법원이고, 전자소송 시스템을 통해 심판청구서를 접수하면 조사관 조사와 기일이 지정됩니다. 청구 취지는 간결하고, 청구원인은 생활환경 변화, 양육 소홀, 폭력·방임 정황, 학업 및 건강상 영향 등 복리에 관한 사유를 시간대별로 정리해 기재하되, 주장마다 증거를 1대1로 대응시키는 방식이 설득력이 높습니다. 임시 처분이 필요한 경우 심판과 별도로 임시지위를 구하는 보호명령이나 면접교섭 임시조치를 병합 신청하면 기다리는 동안의 공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합의서가 과거에 작성되어 있더라도 사정변경의 원칙에 의해 언제든 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사, 전학, 소득 급변, 건강 문제, 새로운 가족 구성원 등장과 같은 중대한 변화가 존재하면 재검토 가능성이 큽니다. 질문자님이 원하는 안전한 생활, 학업 지속, 안정적 정서 환경이 재판의 핵심 잣대이므로, 감정적 표현보다는 생활표, 상담기록, 교사 소견서, 의료소견 등 객관자료로 질문자님의 현재와 미래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이 승소의 지름길입니다.

긴 시간을 혼자 버텨오셨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부모님의 이혼이 질문자님의 잘못이 아님은 당연하고, 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질문자님의 하루가 안전하고 편안해지는 일입니다. 법은 그 목적을 위해 존재하며, 질문자님이 겪는 불안을 증거와 절차로 바꾸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도구가 됩니다. 오늘 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적어 한 장의 종이로 묶는 순간부터 이미 방향이 바뀝니다. 스스로의 감정을 탓하지 말고, 필요한 보호를 요구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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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강현 윤수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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