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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사립 여고에 재학중인 고1 입니다.제목 그대로 저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사립 여고에 재학중인 고1 입니다.제목 그대로 저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공부를엄청 잘하는 편도 아닙니다. 고교학점제로 저희 때부터 바뀌면서진로도 정해야 되는데 대충 어릴 때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심리학 쪽으로 2, 3학년 때 선택과목을 정했지만 솔직히 이건 제 진짜 진로인지 내가 진정 이게 하고 싶은 건지 이 길이 맞는 건지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대학교 가서도 1학년 때 자유전공학과가 있는 걸로 알고 있고 대부분 성인이 되어서도 하고 싶은 걸 못 찾는 사람들이 많던데 고등학생 때부터 명확한 진로를 정하라는 게 너무 모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그럼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 공부가 가장 쉬운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공부하려고 마음잡기가 너무 힘들어요. 제가 잡생각이 심하게 많이 나서 집중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ADHD가 아닐까라는 의심도 하고 있습니다. 이걸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악한 ADHD 같다고 말씀드림) 네가 진짜 ADHD를 못 봤다고 하시면서 자기합리화하지 말라고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은 못 가보고 ADHD 관련한 논문까지 찾아봤는데 더 확신이 들더라고요 근데 ADHD 약이 강하기도 하고 무조건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돼서 구하기도 힘들고 또 요즘 애들이 공부한다고 많이 사서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못 먹는다는 뉴스도 보면 나 같이 약한 사람들은 사서 먹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어릴 땐 공부를 되게 잘했어서 동네에서도 모범생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었고 초등학교 때 글쓰기 대회, 토론 대회, 과학 관련한 대회, 영어 스피킹 대회 상도 다 받아와서 담임 선생님께서 영재원까지 추천해 주실 정도로 굉장히 성실하던 학생이었는데 제 유일한 주특기였던 성실함도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이때 다큐멘터리에서 흉부외과 의사가 너무 적다는 이야기를 접하기도 하고 유치원 시절 때부터 막연하게 나는 심장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서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초6 때 공부가 너무 재밌고 하면 할수록 지식이 방대해지니깐 재미 들려서 밤새우면서까지 공부하곤 했었어요. 그 때문에 주변에서 기대가 굉장히 컸고 지금 이 상태로 오니깐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굉장히 크더라고요. 중학교 땐 자유학년제고 진짜 여한 없이 놀아보고 싶어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공부도 소홀히 하고 애들이랑 밤새우면서까지 놀다가 중3 마지막 시험은 잘 보고 싶어서 취약한 과목인 수학을 제외하곤 미리 시작해서 빨리 끝내놓고(수학도 개념은 끝냄) 남은 2주 동안 수학만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하니깐 시험 전 날에 토하고 시험 금일에 수학을 70점대 후반을 받았어요(수행까지 합쳐서 B 받음) 그때 저는 중1, 중2 때 놀아서 20점 대 받다가 70점 대로 올랐지만 시간을 들인 거에 비해서 성과가 너무 안 좋아서 공부를 해도 안 되는 사람은 안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바보같이 기술이나 이런 것도 안 배우고 지금까지 그냥 놀면서 지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깐 성적은 바닥에서 뚫을 기세고 부모님한테도 굉장히 많이 혼나고 5등급제라서 내신 중요하고 저희 때부터 정시로 갈 때도 내신 반영되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지만 이미 공부는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있고 adhd인지 잡생각 때문에 집중도 안 돼서 지금은 거의 공부를 놓은 상태예요. 얼마 전에 중간고사를 봤는데 너무 망쳐서 부모님께서 고졸만 하고 대학 안 가도 된다 하시면서 그냥 포기하신 것 같더라고요. 대학이 필수는 아니지만 지금 전반적인 사회를 보면 거의 필수처럼 여겨지고 나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학만 잘 나오면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된 건 아는데 이제 와서 마음잡고 공부하자니 할 자신도 없고 계속 까마득한 미래만 생각나서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한심해요. 지금 제 친구들이 대부분 공부를 잘하는데 이 친구들을 성인 돼서도 보려면 나도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될 것 같고 대학도 인 서울은 해야 친구로 봐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의 제 미래도 너무 무서워요. 담임쌤이랑 상담할 때 예체능 갈 거 아니면 공부 좀 히라고 하시는데 이 말에는 공부 말곤 갈 길이 없다는 말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고 그렇다고 이제 와서 예체능으로 가자니 늦어도 너무 늦고 재능도 없으니깐 공부를 해야 되는데 공부는 너무 무섭고 그렇다고 기술을 배우자니 자신도 없어요. 제가 애매한 완벽주의자라서 끝을 제대로 맺을 자신이 없으면 시작도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무슨 일을 하려면 걱정하고 겁부터 먹어요. 이런 저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막막해요. 어릴 때 저는 나중에 훌륭한 어른이 돼서 남을 돕고 해외 의료 봉사 가는 꿈을 꿨었는데 지금은 진짜 꿈도 없고 어릴 때의 꿈은 진짜 꿈이 되어버렸어요. 그 상상을 하던 어릴 때의 저한테 너무 미안해요. 근데 저도 제 자신이 너무 답답해요. 차리리 해외 유학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봐서 막 찾아봤지만 이 나라에서도 살기 힘든데 다른 나라 가면 더 힘들 것 같고 그렇다고 특성화고를 가자니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그 분위기에 껴서 지내는 것도 못하겠고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보자니 나중에 사회 나가서 이미지도 인 좋아질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학교 친구들이 너무 좋고 고등학교에서 공부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등 다양한 사회생활을 많이 배우다 보니깐 고등학교는 다니고 졸업하고 싶은데 졸업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서요. 나중에 저도 사회에 일원으로서 스며들고 싶은데 그럴 자신도 없고 공부도,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아이디어도 없다 보니깐 매일 울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그래도 밖에선 항상 밝은 척하는데 집에 오면 너무 다운돼서 힘도 빠지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요. 전엔 히키코모리 이해가 안 됐었는데 요즘은 제가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더 많을텐데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누군가 확답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 될지 공부를 하고 싶은데 마음을 어떻게 잡고 최대한 잡생각을 안 할 수 있을까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으로서 진로와 학업, 그리고 본인의 상태에 대한 깊은 고민과 불안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는 막막함과 과거의 성취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집중력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막연한 조언 대신 현실적인 진단과 함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단계를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1. '진로'에 대한 압박감 내려놓기

**"고등학생 때부터 명확한 진로를 정하라는 게 너무 모순적이다"**라는 당신의 생각은 전적으로 옳습니다. 성인 대부분도 평생 자신의 진로를 탐색합니다. 고교학점제는 진로를 '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을 학생부에 기록하라는 것입니다.

(1) 심리학 선택은 훌륭한 '탐색' 과정입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관련 과목을 선택한 것은 절대 잘못된 길이 아닙니다. 그 길이 맞는지 아닌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진로 탐색의 과정입니다.

  • 지금은 '가짜 진로'로 시작하세요: 심리학 과목을 들으면서 "이게 정말 나의 길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를 깨닫는 것도 큰 수확입니다. 심리학이 아니더라도, 수업을 들으면서 흥미를 느끼는 다른 분야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자유전공학과의 의미: 대학의 자유전공학과(혹은 광역 모집)는 **'진로를 못 정한 사람을 위한 곳'**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을 탐색할 시간을 가진 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입니다. 지금 심리학을 탐색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2) 진로를 좁히는 유일한 기준: '의료 봉사의 꿈'

어릴 적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 해외 의료 봉사를 꿈꿨다는 것은 당신의 마음에 **'남을 돕고 싶다'**는 강렬한 동기가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 진로 방향 설정: 지금 당장 '흉부외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인문학적 소양(심리)을 바탕으로 남을 돕는 일'**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세요. 사회복지, 상담, 보건 행정, 교육, NGO 등 모든 진로의 기반이 됩니다.

2. 'ADHD와 집중력'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

잡생각과 집중력 문제로 고통받는 것은 결코 자기 합리화가 아닙니다. 과거의 성실했던 당신의 모습과 현재의 무기력함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은 정신적, 환경적 문제가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1) 병원 방문과 진단은 '자기합리화'가 아닌 '문제 해결'입니다.

부모님의 이해가 부족하더라도,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첫 단계는 정신건강의학과(혹은 청소년 심리 상담 센터)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입니다.

  • 혼자 병원 가기: 만 14세 이상 청소년은 법정 대리인(부모님)의 동의 없이도 상담이나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진료비 부담이 있다면 학교 위클래스 상담실이나 지역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심리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약물에 대한 오해: 약물 치료는 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이루어지며, 약물만이 치료법은 아닙니다. 치료의 목적은 당신의 잠재적인 성실함과 집중력을 되찾는 것입니다.

(2) 잡생각을 줄이는 '공부 습관 재건'

  • 5분 집중 훈련: **'끝을 제대로 맺을 자신이 없으면 시작도 안 하는 완벽주의'**를 깨야 합니다. 공부는 5분만 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5분 동안 잡생각이 나면 멈추고 쉬어도 됩니다. 이 5분을 점차 10분, 15분으로 늘려 **'불완전한 시작'**을 반복하는 것이 완벽주의를 깨는 길입니다.

  • 단순한 과목부터: 수학처럼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실망했던 과목 대신, 영어 단어 암기한국사 개념 읽기처럼 투입 대비 성과가 명확한 단순 반복 과목부터 시작하여 **'나도 할 수 있다'**는 성공 경험을 만드세요.

3.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한 '최소한의 목표' 설정

**"공부 말곤 갈 길이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현실적으로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공부 말고는 안전하게 기회를 확장할 길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1) '고졸'이 아닌 '인 서울'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현재의 5등급제 내신: 5등급제는 내신 반영 비율이 높습니다. 1학년 때 성적이 바닥을 찍었더라도, 2학년, 3학년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려 최종 평균을 3점대 중반~4점대 초반으로 만드는 것이 수도권 및 인서울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 목표 등급: 당장의 1~2등급이 아닌, '3등급'을 목표로 하세요. 이 3등급은 인서울 중하위권 대학의 학생부교과실기 전형의 최저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마지노선이 될 수 있습니다.

(2) 고졸 후 진로 탐색

공부가 정말 힘들다면, 고졸 후 사회에서 살아남는 길을 생각해 보세요.

  • 기술/전문직: 기술은 자신 없다고 하셨지만, IT 코딩, 웹디자인, 회계/세무 등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전문 분야의 자격증을 따는 것은 대입만큼 중요하고, '끝을 제대로 맺을 때까지' 파고드는 완벽주의 성향과 잘 맞을 수 있습니다.

  • 대학은 재도전 가능: 대학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성실함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