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글만 읽었는데도 상황이 심각해보여 마음이 안좋네요.
일단 문제를 정리해 보면
1. 후회
2. 외모
3. 수능
....이네요.
먼저, 저는 질문자님께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본인도 잘 알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특히 이미 지나간 일들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질문자님이 대학을 자퇴한 것, 과거에 눈시술을 받은 것, 그 외에도 스스로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는 일들.
이 과거의 모든 것들은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바뀌지 않는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다면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잊으면 됩니다.
물론 쉽지 않겠죠. 자꾸 떠오르고 분하고 우울하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저 잊을때까지 시간이 더 흐를 때까지 살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질문자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똑같습니다.
제가 이 말을 한 이유는
질문자님은 외모정병이 심하다고 하셨지만 글을 읽었을 때 질문자님의 고민은 그것뿐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과거의 여러 사건들과 현재의 고민들이 맞물려 더 나아가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질문자님이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과거의 감정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덜 힘들겁니다.
이제 현재에 대한 답변을 해보겠습니다. 질문자님은 본인의 외모가 못나다고 표현하셨는데 들으면서 굉장히 고통스러웠습니다. 질문자님께는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자학하는 버릇이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런 버릇은 자존감을 낮추고 스스로 고립되게 만듭니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요즘에는 이런 말을 하면 뻔한 소리라고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요즘 사람들에게 이 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별과 편견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적어도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위로하고 아껴줘야 합니다.
세상 모두가 나에게 못나다고 해도 본인만큼은 잘났다고 해야합니다.
요즘 자기객관화라는 말이 유행하지만 사실 그 근본에 깔려있어야 하는 것은 자기애입니다. 자기애가 없는 상태에서 자기객관화가 쌓이면 그저 자기학대와 비난 밖에 되지 못합니다.
한번이라도 스스로 사랑스럽다고 말해준 적 있나요?
마지막으로 질문자님, 수능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매일 5시간밖에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도,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았더라도 끝을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령 그 끝이 비참하더라도요.
만약 수능을 보지 않는다면 결과가 두려워 도망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도망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한번 도망치면 계속 도망치게 됩니다. 고통스럽겠지만 끝까지 가야합니다.
질문자님을 믿어요. 분명 잘 살아낼 수 있을 겁니다.
당신, 사실 지금도 꽤 잘하고 있어요.
여태 죽을만큼 힘든거 열심히 살아온 거 본인이 가장 잘 알잖아요. 좀 스스로 칭찬해줘요. 인정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