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님의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동생분을 걱정하고 아끼는 그 마음이 글자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요. 저도 예전에 가까운 가족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잠 못 들던 밤이 많았기에, 질문자님께서 동생분을 안정시키면서도 함께 불안해지는 그 심정이 어떤 것일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갑니다. 얼마나 걱정되고 힘드실까요.
동생분이 겪고 있는 증상들은 단순한 악몽이나 잠꼬대라고 보기에는 복합적이고 심각해 보입니다. 특히 수면 중에 일어나 불안 증세를 보이고, 특정 행동을 하며, 다음 날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은 야경증(수면 중 공포증)이나 렘수면 행동장애와 같은 '사건수면'의 한 종류일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깊은 잠에서 불완전하게 깨어나면서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된 상태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의사가 아니기에 섣불리 병명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창틀에 올라섰던 경험을 이야기한 부분은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위험 신호입니다. 이는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질문자님께서 동생을 병원에 데려가고 싶어 하시는 생각이 정말 현명하고 올바른 판단이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님께서 걱정하시는 '정신과 진료기록' 문제는 정말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정신과 진료기록은 본인의 동의 없이는 그 누구도 열람할 수 없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입니다. 일반적인 취업 과정에서 회사가 이를 조회할 법적 근거도, 방법도 없으니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방치하는 것이 동생의 미래에 훨씬 더 큰 어려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용 문제 또한, 모든 진료가 비급여인 것은 아니며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별로 운영되는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같은 기관을 통해 무료 혹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초기 상담을 받아보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관을 먼저 방문하여 전문가와 상의하고 병원 연계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동생분이 그런 증상을 보일 때는, 억지로 깨우거나 다그치기보다는 질문자님께서 지금까지 해주셨던 것처럼 곁에서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며 차분한 목소리로 "괜찮아, 여기는 안전해"라고 말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주변에 위험한 물건이 있다면 치워주시고,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질문자님처럼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동생분에게는 가장 큰 희망일 겁니다. 부디 용기 내셔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고, 동생분과 질문자님 모두 평온한 밤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