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고통과 부담을 겪고 계시는군요.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입시의 압박, 전공 변경에 따른 어려움, 그리고 학원에서의 지쳐버린 경험들이 질문자님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매일 혼자 울고, 자책하며 버텨오셨다는 말씀에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셨는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주변의 조언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자책하시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을 책임지려 노력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하는 상황 자체가 질문자님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어른들을 대하는 어려움 속에서 학원이 사회생활의 장이 되어버렸고, 그로 인해 엄청난 눈치를 보며 자존감과 멘탈, 체력까지 허덕이셨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 모든 상황이 겹쳐 지금처럼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감정에 도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첫마디와 함께 이제는 더 이상 뭘 할 확신과 정신이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질문자님의 마음이 얼마나 지쳐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살방지 상담센터에 연락을 하셨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지금까지 살아오신 매일매일이 질문자님에게는 생존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육교나 차 사고를 떠올렸을 정도로 극한의 상황까지 가보신 마음의 아픔을 누가 감히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수업 자체가 'PTSD처럼 여러 정신적 충격을 받다 보니'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씀은, 그 고통이 얼마나 깊고 복합적인지 짐작게 합니다. 정신과 약까지 복용하며 노력했으나 몇 주 반짝하고 다시 나락으로 빠지셨다는 것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몸과 마음이 극심한 소진 상태에 이르렀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어제 뭘 했는지, 내가 왜 여기 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힘드셨던 상황은 그동안 질문자님이 얼마나 혼자 많은 것을 감당하며 애써왔는지를 말해줍니다.
엄마의 말씀과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고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시는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사회가 맞춰놓은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자님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학교, 학원,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버거워지고 이제는 집 밖을 나가는 것까지 힘들어질 것 같다는 말씀은, 더 이상 외부 자극에 노출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처럼 들립니다.
지금 질문자님이 느끼는 모든 불안감과 무기력함은 결코 질문자님의 잘못이나 나약함 때문이 아닙니다. 자신을 혹사시키며 달려왔던 긴 시간 속에서 마음과 몸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외치는 소리입니다. 이 시점에서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는, 지쳐있는 질문자님의 마음을 안아주고 쉬어갈 용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