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류가 보유한 기술 수준으로는 소행성이 지구로 향할 경우 ‘완벽하게 막는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규모 이하의 소행성에 대해서는 대응 가능성이 있는 단계까지는 발전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2022년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실시한 DART(쌍소행성 궤도수정 시험) 미션이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우주선을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시켜 궤도를 약 30여 분 단축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즉, 인류가 실제로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첫 사례입니다. 다만 이 실험이 성공했다고 해도 이는 지름 약 160미터급의 소행성에 대한 시험이었고, 지구에 실제로 위협이 될 만한 수 킬로미터급 대형 소행성에 같은 방법을 적용하기에는 에너지나 예측 시간이 크게 부족합니다. 소행성 방어는 기본적으로 조기 발견이 핵심인데, NASA와 ESA는 현재 ‘NEO(근지구천체) 감시망’을 통해 지구 근처 천체의 궤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관측 가능한 것은 전체의 약 절반 정도로, 소형 천체는 사전에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응 기술로는 궤도 충돌 외에도 중력 견인선(gravity tractor)처럼 우주선을 장기간 근처에 두어 미세한 중력으로 궤도를 수정하는 방법, 핵폭발로 일부 파편을 분리시켜 방향을 바꾸는 방법 등이 연구 중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실험 단계이거나 윤리·기술적 한계가 있어 실전 대응 체계라기보다는 가능성을 검증하는 수준입니다. 결론적으로, 소형 소행성에 대해서는 현재 기술로 일정한 대응이 가능하나 대형 소행성에 대해서는 아직 사전 탐지와 궤도 변경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가 필수이며, 인류는 아직 완벽한 방어 체계를 갖춘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