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에서 사람 간의 거리감이나 혐오감이 커졌다는 건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예전에는 공동체 중심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지만, 지금은 경쟁과 비교가 일상화된 사회 구조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가 피로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0대나 20대 초반까지는 친구나 인간관계가 삶의 중심이지만, 20대 후반 이후로는 사회생활과 생계, 책임이 커지면서 인간관계를 감정적으로 유지하기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타인에게 실망하거나 상처받은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 자체가 싫다’는 감정으로 바뀌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특히 30대 남녀가 서로를 혐오하는 현상은 단순한 성별 갈등이 아니라, 사회적 불안과 구조적 불평등이 개인 간 대립으로 전이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취업난, 주거비, 결혼 부담 등 현실적 요인들이 많다 보니, 서로를 경쟁자이자 책임의 대상으로만 보게 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연애나 결혼이 부담으로 느껴지고, 결국 저출산과 연결되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람 혐오의 근본 원인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문화가 만든 피로감입니다. 사람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외로움은 깊어지고, 공동체 회복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는 서로를 설득하려 하기보다, 먼저 이해하려는 태도와 관계의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