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먹고 틀리는 것'은 멍청해서가 아니라, 뇌가 그 정보를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장기기억으로 넘기기 위해 애쓰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 님의 마음
무엇보다 "ㅈㄱ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드시다면, 잠시 공부를 멈추고 님의 마음을 먼저 돌보셔야 해요.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님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지금 너무 지쳐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뇌의 간절한 신호입니다.
혼자 모든 걸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필요하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 ㅈㅅ예방 상담전화: 1393 (24시간)
* 희망의 전화: 129 (24시간)
* 생명의 전화: 1588-9191 (24시간)
이런 곳에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님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전문가들이 님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부, '방법'을 조금만 바꿔볼까요?
님이 겪고 계신 문제는 정말 많은 언어 학습자들이 똑같이 겪는 문제입니다. 몇 가지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해 드릴게요.
1. "활용이 안되는" 문법 공부 (암기 ❌, 체득 ⭕)
문법을 '규칙'으로만 외우려고 하면 활용이 안 되는 게 당연합니다. 문법은 '이 상황에서 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쓰는 도구'라고 생각해보세요.
* '나'의 문장 만들기: 문법책의 예문(ex. 타나카 씨는 공원에 갑니다) 대신, 무조건 '나'를 주어로 문장을 만들어보세요.
* 예: ~たい (하고 싶다)를 배웠다면, "나는 떡볶이를 먹고 싶다", "나는 일본에 가고 싶다", "나는 자고 싶다" 처럼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말로 10개씩 만들어보는 거예요.
* '통째로' 외우기: 문법 규칙을 외우지 말고, 그 문법이 쓰인 가장 쉽고 유용한 예문 1~2개를 통째로 외워서 입에 붙이세요. (ex. ~なければならない -> 宿題を しなければ ならない - 숙제를 해야만 한다)
* 시각화: 복잡한 활용표를 보기보다, 포스트잇 한 장에 '나만의 문법 지도'를 그려보세요. 예를 들어 동사 ます형에 붙는 문법들을 쭉 적어보는 거죠.
2. "읽다가 까먹는" 독해 공부 (번역 ❌, 이해 ⭕)
읽으면서 까먹는 건, 머릿속에서 '일본어 -> 한국어 번역 -> 내용 이해'라는 3단계를 거치느라 뇌가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일 수 있어요.
* '번역'하지 마세요: 일본어를 한국어로 완벽하게 '번역'하려 하지 말고, 일본어 어순 그대로 '이미지'나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세요.
* '끊어 읽기': 긴 문장은 의미 단위로 끊어서( / ) 표시하며 읽어보세요.
* (예) 私は / 昨日 / 図書館で / 借りた / 本を / 読みました。
* (나는 / 어제 / 도서관에서 / 빌린 / 책을 / 읽었습니다.)
* '요약'하며 읽기: 한 문단(또는 3~4문장)을 읽고, '그래서 이 문단이 무슨 말이지?' 하고 딱 한 문장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해보세요. 소리 내서 말하면 더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책'을 멈추는 것입니다.
지금 느끼는 짜증과 좌절감은 님이 '더 잘하고 싶다'는 열정과 의지가 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스스로를 "멍청하다"고 부르지 마세요. 님은 **"새롭고 어려운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해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은 절대 님을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