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대라는 게 길가에 있는 게 아니라 대부분 산 꼭대기에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비행기와 낙하산이라도 있는 게 아닌 이상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설령 길가에 있다 하더라도 질문하신 가정이 실제로 일어나려면 불빛이나 연기가 보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이동해서 봉수대를 장악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자동차가 필요해지고요. 또 봉수대 하나만 있었던 게 아니고 파발이라는 게 따로 있었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 정말로 봉수대가 점령당했더라도 다음 봉수대까지 전령을 보내면 시간이 약간 늦어지긴 하겠지만 봉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봉화라는 게 한국에만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동아시아에는 고대 중국 주나라 때 처음으로 기록이 있고 유럽에서도 고대 그리스나 로마 등에서도 쓴 이래로 비잔틴, 스페인, 스웨덴, 노르웨이 등등 각지에서 썼는데, 이렇듯 여러 나라들에서 오랜 세월 동안 썼다는 것 자체가 실제로 효과적이었다는 뜻이지요.